스노우보딩

스키장 방문이 처음. 머리 속에는 하얀 경사면을 따라 몸의 중심을 움직이며 빠르게 흘러 내려오는, 속도감 넘치는 모습만 가득했다. 하루아침에 그정도까지 바라는 건 무리다.  ’그래 하루 좀 넘어지며 배우면 어느정도 탈 수 있게 되겠지?’ 라는 생각만 하며 친구의 차 안에서, 렌트한 장비를 받아 들며, 리프트에 몸을 싣고 오르며 신이 나서 들떠 있었다. 의류를 렌트하면서도 ‘진정한 실력자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나는 멋으로 보드를 타는 것이 아니다’ 라며 대충 골라서 멋지게 샵을 박차고 나왔다. 자아 보드를 즐기기 위한 마음의 준비(?)는 다 되었다. 가자!

초급 슬로프의 시작점에서 발에 보드를 걸고 본격적인 보딩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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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시간 반만에 내려왔다.

‘펜듈럼’이라는 낙엽 타기를 하는데 보드를 컨트롤 하기는 커녕, 몸의 중심을 잡지도 못하고 심지어 힘이 빠져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아… 내 머리 속에 그려졌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인가.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아주 안정적인’ 자세로 천천히 기본기를 잘 따라하고 있는 꼬마 아이를 보면서 부러워했다. 슬로프 중간에서 일어날 때마다 중심을 잡지 못해 미끄러지고 넘어질 때에는 빨리 저 아래에 내려가서 보드를 발에서 떼어내 버리고만 싶었다. 진정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열기에 고글 안 쪽엔 습기가 차서 보이지 않고 몸은 몸대로 보드와 함께 눈밭 위에서 내 것이 아닌체로 있었다. 단 한 번 타고 내려온 것만으로도 거의 기진맥진. 하지만 그렇게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한 두번 우연히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며 느껴졌던 ‘오, 이거봐라?’ 라는 느낌에 다시 리프트를 기다리는 줄로 향하게 되는 맛이 있었다.

초급 슬로프에서 두번, 중급 슬로프에서 두번을 타고 나서야 ‘이런 느낌인가?’ 하며 감을 좀 잡겠다 싶었더니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만 타고 싶기도 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보다 엉치뼈와 무릎, 그리고 팔 곳곳의 피로로 무거워진 몸의 아우성이 더 시끄러웠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서 보딩의 기초를 다룬 동영상들을 찾아서 보니, 나는 참 가관이었다 싶다. 이번에 감을 좀 잡았으니 다음엔 제대로 기초를 다듬으면 되겠지. 이러면서 또 마음이 살짝 스키장으로 움직였다.

아! 이거구나! 온 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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